츠기노 하루 + 마에노 아키
춘옥 @haru_goku
"남인데 동거를 어떻게 해요"
달칵, 현관문이 큰 소리로 닫히며 자동 문 잠금 소리가 어두운 집 안을 울렸다. 작은 빨간 머리가 지친 듯 팔을 뻗어 편한 소재의 구두를 주섬주섬 벗는다.
"아이고, 시간이 몇 시야?"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겨우 12시를 넘기기 직전이었다. 음… 뭐 어때. 신발을 벗고 나아간다 싶더니 금방 머리가 주저앉는다. 약간의 앓는 소리와 함께,
"어차피 나 혼잔데."
마에노 아키는 현관 앞에서 바로 드러누워 버렸다.
마에노 아키와 츠기노 하루는 시설에서 무사히 풀려나 약간의 감시 아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제대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건 정말 최근의 일로, 며칠 전 각자의 짐을 정리해서 헤어진 참이다. 츠기노는 그 무엇에도 당연하듯 다재다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걱정해야 할 쪽은 마에노 본인이라고 할까.
… 그렇게 됐다. 처음엔 어찌어찌 애써봤으나, 야근 며칠 하고 오니 영 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마에노는 당연히 자기 자신이 잘 해낼 줄 알았다고 생각했으나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었다. 막상 해보니 죽을 만큼이나 귀찮았던 것이다. 혼자라는 건 편하지만, 모든 것을 자신이 해내야만 했다. 육체적인 점도, 감정적인 점도 모조리 혼자서 감당해내야만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내일은 츠기노네 집으로 가기로 한 날이었으니까.
"… 잠은 침대에서 자자!"
여기 누워서 잠들어 봤자 뻐근한 아침을 맞을 뿐이다. 마에노는 현관 앞에 대충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쭉 편 뒤 침대로 몸을 움직였다. 차게 식은 바닥에 마에노가 누웠던 자리만이 따뜻했다. 드러누운 지 20분은 족히 지난 뒤의 일이었다.
초인종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문이 열렸다. 반가운 얼굴이 마에노를 바라보았다.
"들어와 선생님. 손님은 처음인데 괜찮을까 모르겠네."
편한 차림의 츠기노 하루는 민망한 듯 현관문을 열었다. 열린 문틈으로 방 내부가 드러나는 동시에 탄성이 튀어나왔다.
"오! 정리 잘 돼있잖냐!"
있는 그대로의 평이었다. 마에노의 집은 어영부영하다가 고작 필요한 공간만 겨우 마련해둔 상태이기 때문에. 칭찬 한 마디에 얼굴을 살짝 붉히며 츠기노는 집 안으로 마에노를 안내했다. 아담한 현관에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발을 디뎠다.
토요일 오후 2시, 마침 따뜻한 햇살이 집 안에 드는 시간이라 츠기노의 방이 화사하게 보였다.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선에서 꼼꼼하게 알아본 결과 가장 괜찮은 집을 츠기노에게 주었다. 처음의 더럽고 휑했을 때와 다르게 가구가 채워지고, 츠기노의 솜씨가 더해지니 볼만한 집이 되었다. 이게 며칠 만에 정리한 거라고? 제법인걸. 마에노가 중얼거렸다. 츠기노는 대답 대신 작게 웃었다.
츠기노는 식탁으로 보이는 작은 좌식 탁자에 마에노를 앉히곤 곧바로 냉장고에서 오렌지 주스를 꺼내 들었다. 아마 마에노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리라. 주스를 건네는 츠기노에게 땡큐, 하고 대답했다. 홀짝 마신 오렌지 주스 맛은 달달했고, 집 안을 눈짓으로 둘러보다 말을 건넸다.
"혼자 사는 건 좀 어때?"
"한다고 하고 있는데, 학교 생활이랑 병행하기가 너무 힘들어."
답지 않게 일부러 표정을 만들어 칭얼거리는 츠기노. 며칠 만의 일이었지만 누가 봐도 꽤나 고생한 모습이었다.
"너도 그러냐? 나도 장난 아냐."
마에노도 최근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소꿉친구였던 연구자와 어떻게든 함께 배치되었으나, 새로 자리를 배정받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게 되는 일이 많았다. 여기나 저기나 처음 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츠기노나 마에노나 같은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 마에노는 대강 어른스럽게 충고를 건넸다.
"다 과정 아니겠냐."
츠기노도 그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냥 하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힘든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다 그런 거겠지?"
그럼 그런 거지. 두 사람은 눈을 마주하며 웃었다. 잔을 내려놓자 맑은 머그잔 소리가 방을 울렸다.
급한 정리를 마무리한 뒤 집들이 겸 해서 잠깐 잡은 약속이기도 했고, 츠기노도 며칠간 집 정리로 개인 일이 많이 밀려 있었기에 짧은 잡담을 나누고 헤어지게 되었다. 마에노는 주스 잔을 깨끗이 비웠고, 다음 만남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따사로운 햇볕이 마음을 간질거렸다.

두 사람은 매주 휴일마다 꾸준히 만남을 가졌으나, 몇 달가량이 지나자 지속하긴 어려웠다.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의무적으로 정해진 만남은 때론 그렇게 끌리지 않기도 한다.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할 일이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시시콜콜한 연락이 늘 반가운 건 아니니까.
마에노는 지난봄 찍은 스티커 사진을 만지작거렸다. 매주 만나 밥을 먹고 산책하며 떠들던 때가 조금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츠기노가 좋아하는 메뉴로 밥을 사주는 게 낙일 때가 있었다. 강변을 따라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고, 각자 번갈아 가고 싶은 장소를 골라 놀러 간 적도 있다. 서로가 바빠 제대로 된 여행까지는 간 적 없지만.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달력을 확인해 보았다. 학교 시험기간은 걸핏하면 돌아오기 때문에, 시험에 제대로 신경 써본 적이 없는 마에노는 학생인 츠기노의 일정을 챙기는 게 미숙했다. 그렇다면 지금쯤이 기회 아닐까. 이 건으로는 서프라이즈 예약을 했다가 이미 실수해 본 적이 있어서, 츠기노가 한참을 뻘뻘 사과하며 일정을 읊어 준 적이 있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으리라. 모처럼 많이 준비해서 예매한 표를 취소했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켜 놓고 방치해 두던 핸드폰을 집어 들어 전화를 걸었다.
이게 얼마만의 통화인지, 길었던 대기음이 끊어지고 차분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여보세요."
"여, 잘 지내냐?"
마에노는 일부러 밝게 소리를 내었다.
"…아, 응. 별일 없지. 선생님은?"
"난 요즘 꽤 괜찮아. 이번에는 시간 괜찮아? 내가 몇 군데 알아보고 있는데, "
"미안... 지금은 다른 시험 준비 중이야. 시간 못 낼 것 같아."
"엑, 다른 게 또 있었다고!?"
놀라는 바람에 크게 소리를 내었다. 이번에도 글렀나… 하며 마에노는 조용히 츠기노의 말을 들었다. 요즘 애들은 이런 것도 준비하나? 마에노는 처음 듣는 단어들을 머리에 새겨두었다.
"… 그러냐? 시간 뺏어서 미안. 응, 알았어."
"… 응. 나중에 봐."
마에노는 미묘하게 굳은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평소보다 짧은 통화 시간이 표시되었다.
그 이후로도 츠기노를 보기는 어려웠다. 몇 번이나 안부 인사를 보냈지만 문자는 단답이기도 했고, 간혹 아예 읽지 않는 일도 있었으며, 간혹 건성의 차가운 답변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동안 마냥 상황이 여유로웠던 것도 아닌지라, 일부러 시간을 내 일방적으로 연락을 하던 마에노는 완전히 지치고 말았다.
"이거 완전 오지랖쟁이 삼촌이 된 기분이구만… 츠기노가 애도 아니고, 적당히 하자."
물끄러미 휴대폰을 바라보다 마에노는 눈을 감았다.
각자의 인생을 살다 보면 아무리 좋았던 친구 관계도 멀어지듯이, 그저 너도 그런 걸까.
연구소 시절 '츠기노 하루'의 치료는 한참 전에 종료되었다. 몸 담고 있던 연구소가 전멸하고 난 후의 마에노 아키는 더 이상 그 녀석의 담당 의사도 뭣도 아닌 사람이었다. 그 똑똑한 녀석이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도는 본인이 설계했을 것이다.
손을 내밀어 준다 한들, 당사자가 필요치 않다면 그는 더 이상 과한 간섭이다.
그렇지만, 필요치 않다면, 필요치 않다면… 마에노는 그 말을 계속해서 우물거렸다.
'포기하지 마. 찾지 못한다면, 도와줄게. 같이 찾아보자'
'너는 내 환자야. 네가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도와주겠어. 수갑이 있든, 말든 상관없어.'
의사와 환자의 관계부터 시작해서, 기억을 잃었던 그날처럼. 우리는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보았고, 반드시 치료해 주겠다고, 꼭 같이 나가자 약속하며 서로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바보같이 착한 그 녀석이라면 지금까지 차마 말하지 못한 것들도 있을 거야. 억지로 애쓰고는 하니까. 츠기노의 웃음소리를 들었던 것이 꽤나 이전의 기억밖에 없음을 떠올렸다.
한쪽이 지치더라도 누군가 다독이며 일으키면 된다. 우리는 기억이 있든 없든 언제나 연결되어 있었고, 그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나, 찾아볼게. 도와줄 수 있어? 츠기노'
'아아, 네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같이 찾아주겠어. 약속이야, 마에노'
서로에게 자신의 이름이 붙었던 그날.
네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마에노 아키'와 '츠기노 하루'가, 본디 그 답은 함께 찾아가기로 약속했던 것인데도.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서로에게 제대로 하고 싶은 말도 전하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혹시 몰라 걸었던 전화. 한참을 기다리던 수화음은 결국 주인이 받지 않은 채 끊어지고 말았다.
"안 되겠다. 역시 갈래."
마에노는 고민하다 차 키를 집어 들고 문을 나섰다. 다급한 발걸음이었다.
'오기 전에 연락하라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까.'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며 츠기노가 예전에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며 들어갔다. 들어간 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지만, 다행히 신발은 제대로 현관에 있었다. 마에노는 죽은 듯 조용한 게 아무도 반겨 주지 않는 제 집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이! 안에 있지? 츠기노."
마에노는 두리번거리며 식은땀을 흘렸다. 크지 않은 방에서 웅크린 츠기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에노는 여전히 대답이 없는 츠기노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츠기노."
그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츠기노는 웅크린 팔에서 슬쩍 고개를 들었다. 얼굴을 팔로 가려 놓아 어두운 빛에 팔 너머로 눈만 겨우 보이는 상태였다. 기다림 끝에 츠기노에게서 작은 소리의 첫마디가 기어 나왔다.
"미안…"
"왜 사과를 해, 네가."
마에노는 웅크린 츠기노를 그대로 껴안았다. 품 안으로 가득 안긴 츠기노에게서 아까보다 가쁜 숨소리가 느껴졌다. 마에노는 마음속으로 계속 품었던 말을 전했다.
"우리… 같이 살자."
"…"
"같이 살자, 츠기노."
확신하듯 두 번을 연이어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게 과연 이것이 맞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 마음만으로 여기까지 와 버렸다. 작게 떨던 츠기노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웅크렸던 팔이 풀어져 천천히 마에노의 등을 덮었다.
"선생님, 정말 보고 싶었어, 미안해."
"응, 츠기노."
"도저히 제대로 말할 용기가 없었어. 나 정말 보고 싶었어…"
제대로 앞뒤도 이어지지 않은 채 털어놓는 말을, 마에노는 조용히 들어주었다.
"정말,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나… 나. 선생님이, "
잘하고 싶었다. 나 혼자서도 잘 지낸다고, 실망시키지 않고 싶었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 매주 보는 순간에도 보고 싶다는 말만 반복하게 된다. 헤어짐은 늘 아쉬움을 남겼으나, 그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돌아오는 순간의 상실감만 더해진다. 더 이상 마에노에게 매달릴 면목이 없었다. 일상에서 제대로 풀리는 일도 없는 스스로가 바보 같았다. 자신은 마에노에게 무엇이라도 된단 말인가? 하며, 츠기노의 마음은 서서히 썩어갔다.
츠기노는 무엇보다도 서로가 매일 바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주변엔 마음을 기댈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마에노가 소중했기에 절대로 마에노에게만 의지할 수가 없었다. 마에노가 자신에게 맞춰주려 애쓰는 것도 츠기노에게는 괴로웠다. 의지할 곳 없는 마음으로는 그에 대한 속앓이를 도저히 혼자서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뭐라고 얘기할 방법도 없었다. '너무 힘들어.' 무엇 때문에 힘든지는 츠기노도 본인의 감정을 도저히 풀어내기가 어려웠다. 그저 눈앞에 본인의 집까지 달려와준 마에노를 세게 안을 뿐이었다.
마에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츠기노를 한참 토닥여주었다. 진정되었나 싶었을 때, 훌쩍거리는 소리만 내는 츠기노에게 '오늘부터 같이 잘까?' 라며 장난스럽게 묻자 품 안에서는 힘 빠지는 웃음소리가 났다. 그래, 그렇게 하자. 마에노는 만족하며 눈을 감았다.
츠기노가 심하게 울다 지친 상태였기에, 둘은 제대로 된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좁은 침대에 웅크려 눕게 되었다. 잠이 오지 않는 마에노는 마주 누운 츠기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떻게든 자리를 피해 주겠다며 큰 몸이 잔뜩 웅크린 모습, 방금까지 히끅거리며 들썩이던 어깨, 얼굴엔 다 말라 더 이상 닦아 주지도 못하는 눈물 자국이 퍽 인상적이었다. 마에노의 바로 눈앞에는 츠기노의 손이 있었다. 곧 닿을 듯한 츠기노의 손을 앞에 두고 마에노는 작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늘 잃기만 했던 마에노에게 남은 건 츠기노뿐이었기에, 츠기노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츠기노가 준비될 때까지, 마에노는 츠기노의 보호자로서, 더 이상 자신이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잠들기 직전까지 츠기노를 안심시키면서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확신을 주려 몇 번이고 되새겼던 말이었다.
그렇지만… 반대로 마에노는? 그때가 오게 된다면, 마에노의 쪽에서 츠기노를 놓아줄 수 있을까. 온전히 '혼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하, 못 쓰겠구만. 나도…"
헛웃음이 나와 마에노도 모르게 소리를 입 밖에 내 버렸다. 어른스럽지 못한 생각이었다. 이별의 때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고, 정말로 놓아주어야 할 때는 온다. 그건 언제가 될지 모르는 일이었으나, 마에노는 그런 이른 고민을 하면서도…
"… 나도 안 될 것 같아."
"엥?"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이 순식간에 멎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눈을 감고 있던 츠기노가, 마에노와 눈을 마주치며 사르르 녹듯 가늘게 미소 지었다. 정신이 퍼뜩 들었다.
"… 깨있었냐?"
"… 후후."
"얘기해보라고오~…"
마에노는 부끄러움에 말꼬리를 늘렸다. 몇 번인가 츠기노의 몸을 퍽퍽 치며 물었지만 마냥 웃으며 대답해주질 않았다.
동거 선언은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외출복 그대로의 본인 차림을 돌아보며, 마에노는 지금 이 상황이 무언가의 도피 여행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생각 없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밤도 오늘뿐이겠지. 내일부터는 이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한 수습을 하느라 다시 바빠질 것이고, 어쩌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츠기노의 얼굴은 마음이 통해서 기쁘다는 미소였다. 생각 많던 밤에 마음이 겨우 진정되었을 즈음 서로가 서로의 미련으로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에. 마에노를 보고 확신하는 순간 웃음이 새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눈앞의 손을 부드럽게 쥐었다. 맹세한 이상 누구도 먼저 떠날 수 없으리라. 츠기노도, 마에노도 그를 모를 리가 없었다.
마주 보며 누운 서로의 숨소리가 마음을 간질였다. 이제 막 12시 남짓한 다정한 밤이었다.